민들레 홀씨

민들레 홀씨

Dandelion spore

아들이 태어나길 바라서 지어진 이름 <박자훈>

격변의 시대에서 지금까지 이 시대를 치열하게 살아온 부모님 세대의 이야기를 통해 오늘을 살아가는 우리들의 삶을 재조명한다. 오롯이 어머니의 삶을 관통하는 이야기를 담아 각기 다른 성이라는 주체성에 대한 이해 및 격변의 현대사를 살아온 기성세대를 이해함으로써 신세대와의 거리감을 좁혀 지금보다 조화로운 사회로 가기 위한 앞으로의 삶에 대한 태도를 확립하고자 한다.

레이드버리의 성장소설 '민들레와인'

<민들레 홀씨>는 레이드버리의 성장소설 '민들레와인'의 몇몇 장면을 차용하였다. 어린아이의 시선으로 바라본 노인, 그리고 과거에 머물 수 없어 슬퍼하는 행복기계의 이야기를 한국적인 정서에 맞게 차용하여 텍스트에서부터 느껴지는 향수짙은 이야기들은 이야기가 전개되면서 묵직한 감동을 선사한다.

STORY

박자훈은 1950년 경상남도 거창에서 태어난다. 그녀는 여자아이지만 남자이길 바랐던 어머니가 지어준 이름 세 글자로 평생을 살아간다. 고향땅에서 유년시절을 보내고 경부고속도로가 완공된 1970년 그녀는 꿈을 찾아 서울로 상경한다. 명동 한복판에 본인의 이름을 달고 양장점을 차리겠다는 큰 꿈을 품고 구로공단의 방직공장으로 취직하지만 그 당시의 많은 여성들과 마찬가지로 그녀 또한 여의치 않은 형편에 어느덧 꿈을 포기한 채 한 아이의 어머니가 된다. 그렇게 누군가의 딸에서 '박자훈'이라는 여성에서, 누군가의 어머니가 되고 더 나이가 들어서는 할머니로 살아가게 된다. 일흔 되고 병이 들어 생을 마감하기 전 그녀는 본인의 삶을 뒤 돌아보며 과거의 본인을 생각하며 추억을 회상하지만 더 이상 과거에 붙잡히지 않고 현실을 직시하기로 한다. 그녀는 죽음을 받아들이기로 결심하고 민들레 홀씨의 갓털이 되어 자신보다 먼저 세상을 떠난 오빠, 어머니, 아버지의 곁으로 그 길을 따라간다.